안녕하세요. 저는 2학년 재학생 이민준입니다. 우리 학교의 발전을 위해 늘 애써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현재 등교 중단 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돼서 어떻게 건의문을 쓸까 고민하다가 앞서 졸업하신 선배님의 글을 보고 저도 홈페이지 참여 게시판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건의드립니다.  

 우리 중동고의 교문 앞에는 학교 구성원 모두가 아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케스트라 동아리의 연주일까요? 학생들이 부르는 응원가일까요? 아닙니다. 바로 교문 앞에 서서 지나가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예수를 믿으라고 외치시는 아주머니(이하 그분)의 목소리입니다. 

 매일 아침, 긴 공부 시간과 짧은 잠으로 인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학교에 도착하면 처음으로 마주치는 그분의 전도로 인해서 많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청역 출입구부터 교문까지 쭉 이어진 통학로는 등교하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출근하는 직장인도 많이 지나다녀 혼잡하고 도로 폭이 좁아서 그분의 노방전도로 인해 안전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지금까지 아침 등굣길에서 짧은 찰나의 순간이라 참아왔지만 언제부턴가 그분이 저에게 매우 가까이 다가와 큰 소리로 위협을 하거나, 2학기 기말고사 기간 중에는 홍보자료를 나눠주시는 분과 함께 활동하시면서 "받아주는 것도 인간성이야." "안받아주면 인간이 아니야. 지옥에 가."와 같이 시험으로 인해 예민한 학생들에게 굉장히 불쾌한 발언을 하시는 등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근처의 숙명여고, 휘문고와 같은 타학교 앞에서는 이렇게 길거리전도를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가장 잘 보이는 교문 앞에서의 학원 홍보 및 길거리전도 행위는 대중동고의 명예를 실추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학교 안과 밖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는 명백히 학생의 건강과 학업을 방해하는 행동입니다.

 따라서 그분이 다시 이렇게 우리에게 불편함을 주는 행동을 하시지 않도록 교문안에 받은 홍보자료를 넣는 박스를 놓아두는 것 이상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오랫동안의 아침 일과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이 우리에게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말하듯 우리도 그분에게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다는 점을 역지사지의 자세로 생각하고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혹시라도 학교가 직접 나서기가 곤란하다면 우리 학교에서 가까운 수서경찰서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가끔 있는 신입생 설명회, 축제 등 행사날에는 학원 및 기타 홍보가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 외 평소에는 홍보와 전도행위를 금지한다면 학생들은 안심하고 등교를 하며 즐거운 학교생활, 성적 상승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교문 앞에서의 노방전도가 사라진다면 바쁜 아침 통학 시간에 일부러 멀리 돌아가거나 통학로가 혼잡한 상황이 없어 학생들의 통학 불편이 크게 해소될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실추되어가고 있던 우리 대중동고의 명예가 행복한 등굣길과 멋진 교문을 가진 학교로서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중동고등학교 게시판 관리자 선생님, 바쁘신 중에도 제 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년 12월 21일

중동고등학교 2학년 11반 이민준 올림